– 주석 작성 기능을 활용한 온라인 게임을 소개합니다.
되돌아보니 아무 준비 없이 닥친 변화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맞이한 줌(Zoom) 수업. 현장 수업과 너무 다른 환경과 서툰 사용법으로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어떻게든 기존 커리큘럼을 다 소화하려는 욕심으로 중압감만 높아 갔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수업 중 바뀐 변화를 가장 크게 실감했던 것은 ‘창의적 사고와 표현’입니다. 개인이나 조별 단위의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의 이 수업은 무엇보다 활발한 대면 활동이 요구되는 과목입니다. 과제를 위한 조별 아이디어 회의나 즉흥 과제 수행을 위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발표 형식의 다양성으로 인해 때론 수업 공간을 새롭게 재배치하거나 장소를 옮겨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일을 줌이라는 온라인 공간에서 수행하려고 하니 어느 과목보다 비대면 수업의 한계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었습니다. 우리 과제 중 하나인 문제해결 아이디어 제안을 통해 줌 수업의 한계를 개선할 다양한 해결책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줌 수업의 한계가 오히려 이전 수업에서 시도할 수 없었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잘 활용만 하면 줌 수업의 한계를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흥미로운 기능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물론 이미 잘 활용하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바로 ‘주석 작성’ 기능입니다.

위의 그림처럼 누군가 화면공유를 통해 문서나 화이트보드를 공유하면 여기에 모든 회의 참여자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문자나 도형의 형태로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동일한 문서를 놓고 실시간으로 교정이나 수정 사항을 서로 전달하고 전달 받을 수 있으며 함께 의견을 나누거나 생각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조별 활동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기능을 활용해 저희 수업에서 진행한 게임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게임을 제안한 조에서 칭한 제목은 ‘이어 그려 zoom’입니다. 조별 대항으로 각 조에서 1명은 문제를 맞히는 사람이고 나머지는 제시어가 주어지면 미리 정해 둔 순서대로 화면에 그림을 그립니다. 각자 10초 동안 그림을 이어 그리면 눈을 가리고 있던 문제를 맞히는 사람이 완성된 그림을 보고 제시어가 무엇인지 맞히는 게임입니다.

물론 그림을 그릴 때 글자는 쓸 수 없으며 문제를 맞히는 사람은 자신의 눈을 가린 모습을 화면에 계속 보여 주어야 합니다. 제시어가 속한 특정한 카테고리(장소, 동물, 속담, 직업 등)를 미리 알려주면 좀 더 쉽게 문제를 맞힐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모두 지치고 지루할 때 잠시 이런 게임으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수업의 활력을 되찾는 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실제 문제에 출제 되었던 것입니다. 처음 그림은 이어 그린 그림의 중간 모습이며 둘째 그림은 이어 그린 최종 그림입니다. 정답은 무엇일까요? 참고로 카테고리는 장소입니다.


이 문제의 정답은 헬스장이었습니다.
글쓴이: 김재호 교수, 서울대 기초교육원(사고와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