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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환경에서의 학생 경험

인강과 유투브 세대의 학생들도 100% 온라인 학기는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학부생 2,063명이 답한 기초교육원의 ‘비대면 수업에 관한 학생 만족도 조사’는 몇 가지 흥미로운 시사점을 보여줍니다.


고학년일수록 만족한다

먼저 고학년일수록 만족도가 높고, 저학년일수록 힘들었다는 겁니다. 학부생 5학년 이상 3.68점, 학부생 3학년 3.62점, 학부생 4학년 3.57점, 학부생 2학년 3.45점, 학부생 1학년 3.41점입니다. 이는 수업 프로토콜에 익숙하고 학문영역에 익숙해진 고학년과 아직은 학교가 낯설고 분야를 탐색해야하는 저학년의 차이에서 기인된다고 해석됩니다.


법대, 의대, 약대는 괜찮지만 미술.음악은 안 괜찮다

전공별로 차이가 있는 것은 전공별 교육 방법과 학문 특성의 차이에서 출발합니다. 개념과 이론 중심의 전공은 비대면이 용이하고 실습과 실험이 많은 전공일수록 비대면 만족도는 낮습니다.


과제는 늘어나고 소통은 줄어들고

비대면의 불만요소 중 가장 큰 것은 학습량의 증가(23.1%)입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불안정(18.5%) 및 교수 및 동료와의 상호작용 어려움(17.6%)이 꼽혔습니다.

학습량 증가는 과제의 증가와 시험 난이도의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반면 안정된 네트워크와 장비가 중요하며 상호작용 부재는 교수자 뿐 아니라 학생들도 아쉬워했습니다.


집에서 노트북으로 접속하다

노트북(78.6%)으로 집(88.6%)에서 접속하는 모습이 일반적입니다.


< 서울대학교 비대면 수업에 관한 학생 만족도 조사결과, 기초교육원 >



학생들과 진행한 설문을 통해 비대면 학생 경험을 몇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1. 6개의 수업 6개의 강의 방식
    교수님들 별로 수업방식들이 다 다르다. 정말 다르다. 강의 주제와 형식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교수님 기술 수준에 따라서도 다르다. 화면 공유나 멀티미디어 자료를 잘 활용하시는 분들의 수업은 다이나믹하지만 기존의 교실 강의 처럼 수업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과제의 형식도 다르고 시험의 방식도 다르고… 혼란스럽다.

  1. 과제의 증가, 평가의 혼란
    혼자서도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과제는 많아졌고 간격은 촘촘해졌다. 수업중 퀴즈도 많아졌고 시험의 난이도는 높아졌다. 비대면으로 치르는 시험은 혼란스럽다. 단답형이든 주관식이든 서술형이든 새로운 방식은 시간 조절도 어렵고 새로운 방식 때문에 실수도 잦다. 과제의 공정성을 위해 ‘카톡할 시간도 없게’ 빨리 문제 풀기를 하다보면 문제풀기 경시대회에 참여한 느낌이다. 교수님들도 창의적으로 부정행위를 막지만 학생들은 더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낸다. 상대평가가 절대평가로 학점은 등락제로의 변하면서 교수자도 강의자도 안전한 방법을 찾는 듯 하다.

  1. 참여해 보았다
    채팅창은 조용히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댓글 달듯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줌에서 손들기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 좋다. 새로운 방식, 단체 카톡방을 통한 소통은 새로웠다. 팀 작업은 편리하다. 시간 맞추기 좋고. 공간 제약 없고. 프로젝트형 수업은 장점이 있다. 

  1. 강의는 있고 소셜은 없다
    수강생간 인터액션, 혹은 협력작업 어렵다. 동영상 강의는 인터액션이 불가능하다, 줌 강의도 참여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타이밍 잡기 어렵다. 너무 빠르다고 멈추기도 어렵다.

  1. 집중력 저하
    집중이 잘 안돤다. 줌 켜놓고 딴 일 하게 된다. 문자나 서핑등… 긴 시간을 스크린만 지켜보기 쉽지 않다. 대면 수업에 비해 듣는 일이 많고 말하는 기회는 적은 느낌이다(오프라인도 마찬가지이겠지만).

  1. 비용과 시간 절감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집세, 교통비가 절약된다. 절약된 시간에… 나는 뭘하나?

  1. 수업의 내용보다 약속이 중요
    제때 자료가 올라오지 않거나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강의에 대한 회의가 든다. 유투브 강의나 MooC 강의와 별반 차의가 없으면 실망. 하지만 웬지 강의가 좀 더 잘 오거나이즈 된 느낌도 든다.

  1. 복습, 학습시간의 자유도
    동영상을 업로드해주는 수업은 복습이 편합니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여러번 들을 수 있다. 내가 편한 시간에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1. 사생활 침해
    화면을 켜 놓는다는 건… 부담된다. 내 집, 내 얼굴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주변환경에 대한 질문은 제발…




여러분들도 동감하시나요?

 

글쓴이: 이중식 교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